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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패미컴판 드래곤볼Z 슈퍼사이야 전설 리뷰
    카테고리 없음 2015. 3. 30. 20:44

    인기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인 드래곤볼을 소재로 한 슈퍼패미컴용 롤플레잉 게임. 드래곤볼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이야인편과 프리저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패미컴으로 발매된 강습 사이야인과 격신 프리저를 통합하고, 게임 디자인을 개편했다.

    발매일 92년 1월 25일, 개발원 토세, 발매원 반다이. 용량은 8메가비트.


    한국에서는 초사이어인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식 명칭은 슈퍼사이야 전설이다. 사람 人자가 들어 있지 않다. 일본어 특유의 읽기 방식인 뛰어넘을 超를 적고 슈퍼라고 읽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주1)


    그래픽 ★★☆☆☆

    게임이 발매된 92년, 제작 년도를 생각하면 91년. 시대를 생각하면, 슈퍼매미컴다운 그래픽을 보여 주지만, 막상 플레이를 시작해 보면, 패미컴으로 발매되었던 드래곤볼Z 시리즈에서 발색수만 알록달록 늘어난 느낌이다. 캐릭터 스프라이트도 작고, 모션 프레임 수도 적다.

    전투 중, 추가 공격을 할 때, 확대/회전을 이용한 연출에서 16비트 시대를 느끼지만, 자꾸 볼 수록, 눈이 아프다. 아직 비디오 게임 중 발작증세가 대두되지 전 시대의 게임이라서, 원색을 이용한 번쩍이는 효과가 있다.

    각 캐릭터의 필살기 연출에 준비된 장면이나 이벤트 장면은 볼거리. 전투 중 폭발효과, 벽이나 바닥에 부딪히는 효과도 괜찮게 표현되었다. 그런데, 자꾸 보면 눈이 피곤하다.

    마지막에 손오공이 슈퍼사이야인으로 각성하는데, 머리 모양은 그대로고 색깔만 노랗게 변한다. 눈은 기본은 초록색이지만, 추가 공격으로 확대되면 빨간색이다...


    사운드 ★★★☆☆

    적은 곡 수에 반복되는 짧은 패턴이지만, 곡 자체는 드래곤볼에 어울리는, 박진감 있고 멜로딕한 음악이며, 플레이 후 귀에 남는 곡들도 있다. 싫으나 좋으나 자주 듣게 되는 일반 전투 음악, 나메크성 필드 음악, 그리고 최종 보스 전투 음악은 기억에 남는다.

    격투 장면에서의 타격음이나 기공포의 폭발음도 꽤 박력있는 소리를 낸다.


    게임성 ★★★☆☆

    스토리를 따라 진행하는 보통 롤플레잉 게임과 다를 바 없지만, 카드를 이용한 전투는 흥미롭다. 강력한 보스전을 대비해, 평소에는 좋은 카드를 비축해 두었다가, 캐릭터의 특성을 고려하며 전투 카드와 보조 카드를 조합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즐겁다. 카드 선택을 끝낸 후, 그 결과에 마음을 졸이며 전투의 진행 과정을 바라보는 긴장감도 좋다. 다만, 초반 전투와 주요 캐릭터와의 보스전에 한한 경우이고, 이야기가 중반에 접어들고 레벨 업이 진행되면, 높아진 전투력으로 아무 카드나 적당히 골라도 쉽게 이길 수 있는 일반 전투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 전투의 템포가 느린데, 전투 도중 적을 한 명씩 물리칠 때마다 확인 버튼을 눌러 줘야 해서, 잠시 딴 짓을 할 수도 없어, 화면 앞에 앉아 전투 장면을 지켜봐야 한다.

    필드나 던전에서 적과 만나는, 조우율이 굉장히 높고, 그 로직도 이상해서, 방금 전투를 끝냈는데도 한 발짝만 움직이면 다시 전투가 벌어지는 일이 매우 많다. 이동 중, 적과 조우하여 긴~ 전투를 마치면 어디로 이동하려 했었는지 현재 위치는 어디인지를 잊어버리고 우왕좌왕하다가 또 전투에 돌입하는 일이 흔하다. 무공술을 사용하면 그 확률은 높아지며, 고속 무공술을 사용하면 더 더욱 높아진다.


    완성도 ★★☆☆☆

    드래곤볼 게임으로서, 전투력 고증이 잘 반영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버그 앞에서 전투력은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 제작자가 만들던 도중에 투자자의 닥달에 시달려 일찍 발매하게 되었는지(주2), 아니면 발매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슈퍼패미컴용 게임 개발에 미숙한 탓인지, 버그가 대단히 많다. 드래곤볼 스토리와 게임 내 오리지널 미션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버그는 발생하지 않지만, 일단 조건을 만족시켜서 버그를 일으키면, 전투력 상승은 기본으로, 카드 복사, 캐릭터 복사, 전투 이탈 등을 할 수 있다. 버그를 사용하는 순간 난이도가 급하락하여 긴장감 넘치는 보스전마저 일반전급으로 쉬워져서 지루한 게임이 되고 만다. 버그 발생 조건도 어렵지 않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버그도 있다. 갑자기 전투력이 급상승하는 버그, 일정 조건으로 아군이 아군을 공격하여 죽이면 즉시 만렙을 채울 수 있는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하는 버그도 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디버그를 전혀 하지 않았고, 발매를 서둘렀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필드 맵 전체를 훑어 볼 수 있는 수단이 없어서, 특히나 넓은 나메크성 필드와 던전을 헤매게 만드는데, 높은 조우율과 함께 인내심을 시험하는 요소이다. 짧은 게임플레이 시간을 채우기 위한 편법으로 생각된다.

    손오공, 피콜로는 라디츠전, 베지타전, 프리자전을 제외하면 어딘가에 갇혀서 독자적인 수행만 할 뿐. 활약상이 없다.

    베지타의 성격 표현이 잘 되어 있다. 중후반부부터 아군으로 편성되는데, 거의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설정이다. 최고급 필살기 카드로 갈릭포를 사용할 것을 명령해도, 싸울 생각이 없다며 전투에는 참가하지 않고 구경만 하다가, 아군의 강력한 전투력에 겁을 내서 전투 중 도망치는 적을 보고는 마음이 변했는지 쏜살같이 따라가 뒤처리를 하는 츤데레 모습을 보여 준다. 베지타의 성격을 이렇게 잘 표현한 게임이 또 있을까. 변덕쟁이이지만, 어쩌다 전투에 참가하게 되면 두번, 세번씩 공격하게 되므로 꽤 강력하다.

    손오반과 크리링, 야무차, 천진반, 차오즈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며, 어쩌면 원작과는 다른 방향의 드래곤볼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1)

    鈴木를 영목이라고 읽지 않고, 스즈키라고 읽는 것처럼


    (주2)

    슈퍼패미컴 92년도 대표작을 보면, 스트리트 파이터 2, 닌자 거북이 4, 슈퍼 마리오 카트, 드래곤 퀘스트 5, 파이널 판타지 5 등, 발매일을 미루면 미룰 수록, 대작들 사이에 끼여 빛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버그 투성이 게임이라도 서둘러서 발매하여, 개발자금을 회수했어야 하는 반다이의 애타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엔하위키에서는 판매량 백만장을 달성했다는 글이 있지만, 일본 웹이나 위키를 검색해 봐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슈퍼패미컴용 드래곤볼 게임 첫 밀리언 셀러는 대전격투인 초무투전.


    (참고사이트 및 동영상)

    드래곤볼Z 초사이어인 전설 엔하위키

    공략사이트 (일본어)

    버그를 사용한 DBZ 초사이야 전설 게임실황 part1 (일본어. part12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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